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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중앙 2013년 5월호] 부모 코칭의 아홉 가지 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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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274회 작성일 13-05-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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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COLUMN 국제인증코치 우수명의 달라진 부모되기_05  [여성중앙 2013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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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1.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즐겨라.
유명 소프라노 가수인 H씨가 찾아왔다. 그녀에게는 현재 중학교 2학년 딸이 있었다. 엄마를 닮은 딸은 어려서부터 성악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고, 당연히 소프라노 가수가 되는 것이 자신의 길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런데 얘가 갑자기 요즘 연극이 하고 싶다는 거예요. 내 딸이라서가 아니라 정말이지 너무너무 노래를 잘해요. 절 닮아 성량도 풍부하고 표현력도 좋아요. 타고난 재능이 있는데 연극이라니요. 속상해서 미치겠어요.”
남들은 하고 싶어도 재능을 타고나지 못해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데, 재능이 있는데도 다른 길로 눈을 돌리는 딸이 못내 섭섭했던 것이다.

아주 오래전, H씨의 딸이 예쁜 드레스를 입고 뮤지컬의 한 장면을 노래하는 유치원 발표회 동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이후 종종 소식을 들었지만 노래를 하는 아이였으니 엄마가 직접 지도하며 그 길을 걸었던 것이 분명하다. 나는 H씨에게 물었다. “아이가 연극 무대에 올라 연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네. 봤어요. 지난번 학교 축제 때요. 그래서 더 놀랐어요.” 나는 또 한 번 물었다. “아이가 어땠나요- 잘하던가요- 좋아하던가요-” 그러자 H씨가 잠시 생각에 잠기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윽고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땐, 그녀 역시 밝은 표정이었다. “즐거워하더라고요. 행복해 보였어요. 연기는 좀 서툴렀지만요.” 그녀와 나는 어른이 된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에서 얼마나 방황하며 살아왔는지, 어떤 삶이 정말 행복한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 성악을 하는 그녀도 한때는 대중가요 가수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며 웃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일치되는 삶이 가장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일치되지 않는 순간은 분명 찾아온다. 그리고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리는 아이를 부모로서 근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호기심을 갖고 잘 살펴본다면, 그 아이가 현재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있다. 아이가 새로운 것에 행복해하는 모습을 부모로서 즐기면 된다. 그 아이는 꿈을 갖고, 그 꿈에 이르는 길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다. 어른의 시선으로 판단하지 말자.
Step2. 에고가 아닌 존재를 선택하라.
“이번에도 경민이가 1등이라면서요- 좋으시겠어요. 너무 부러워요.” 방과 후 좀 멀리 떨어진 학원으로 이동해야하는 아들을 기다리는 경민 엄마는 다른 엄마의 반가운 인사에 말없이 웃음으로만 대답했다. 탄탄한 직장에서 잘 나가는 중역인 남편 덕분에 경제적인 걱정도 거의 없다. 모두들 그런 경민 엄마를 부러워하고 있지만, 요즘 부쩍 생각이 많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아이를 기다리는 내내 또 한 번 이런 질문에 사로잡혔다. 그날 저녁, 학원에서 돌아올 아이를 기다리며 TV를 보던 그녀는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 행복해요-” 긴 대화가 이어졌다. 남편도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듯 했다. “내가 돈 버는 기계가 된 것 같아. 남들이 욕할지 모르겠지만.” 문득, 부부는 자신들이 이룬 현재의 삶 속에 갇혀 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삶 속에서 얻어진 성과들이 아무리 좋아보여도 잃어버린 자아와 존재감을 대신 채워줄 수는 없었다. 며칠 후, 남편이 봉투 하나를 꺼내놓았다. “우리, 아이 몇 더 키울까-” 영문을 모른 경민 엄마는 봉투 속의 리플릿을 보고는 환하게 웃었다.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어렵게 살고 있는 아이들의 후원을 안내하는 내용이었다. ‘무엇’을 가진 사람이 아닌, ‘어떤’ 사람이 된다는 것에 새삼 가슴이 뛰었다. 달라진 것은 부부만이 아니었다. 평소 공부 스트레스로 늘 찌푸린 얼굴이었던 경민이도 웃는 날이 많아졌다. 공부만 재촉하던 부모님이 남을 돕는 기부 문화에 동참하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이다. 앞으로 살아갈 자신의 삶에 있어 롤 모델이 되었고 존경심도 생겨난 것은 물론이다.

자녀의 코치가 되어야 할 부모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아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존재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올바른 코칭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에고’가 외부의 조건인 돈과 명예, 성취나 재산 등을 나타낸다면, ‘존재’는 태어날 때부터 가진 존귀함과 사랑, 성품 등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이다. 부모가 ‘에고’에 치중한다면 자녀 역시 같은 시선을 갖고 자신과 남을 평가하게 된다. 또한 부모의 기준이 ‘에고’이므로 그 눈높이에 맞춰 돈과 성취, 재산 등에 인생의 초점을 맞추는 삶을 살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다. 자기 존재를 의식하고 그 모습대로 사는 부모의 자녀들 또한 순수한 존재대로 성실한 삶을 살게 된다. 자녀가 성품을 갖춘 리더로 자라나길 바라는 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이다.

Step3. 자녀를 관찰하라.
“그냥 공부하느라 힘들어서 그러는 줄로만 알았는데…” 뉴스나 TV로만 보던 일이 자신에게 벌어졌다는 것이 당황스러운 S씨는 맞벌이 가정의 전형적인 바쁜 엄마였다. 근무 중 아이가 병원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부랴부랴 찾아갔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친구들에게 맞아 멍들고 피투성이가 된 아이의 잠든 모습이었다.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있는 줄 몰랐어요. 애가 방에만 있어서 공부하느라 그런 줄 알았죠. 눈에 띄게 마르는데도 뭘 사먹으라고 돈만 줬을 뿐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물어봐도 만날 괜찮다고만 하고…”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S씨는 평소에 무심했던 자신을 한없이 원망했다. 왜 선생님이나 엄마에게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냐고 따지지도 않았다. 아이의 변화를 먼저 알아차릴 수 없었던 것도 잘못이지만, 알려고 들지도 않았다는 자책감에 더욱 괴로울 뿐이었다.

아침 일찍 학교에 등교한 후 밤늦게야 학원에서 돌아오는 고3 아들을 둔 K씨의 휴일 아침. 아들은 학원에서 보충 수업이 있다며 가방을 꾸리고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은 풍경이건만 가슴이 뭉클해졌다. 눈에 비친 아들의 모습이 새삼 힘겨워 보였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쉬자.” K씨의 말에 아들은 놀란 표정으로 영문을 몰라 머뭇거렸다. “얌마, 무슨 공부를 쉬는 날도 없이 하냐- 오늘 나랑 낚시나 가자. 바다도 보고 바람도 쐬고.” 엄마의 눈치를 살피는 아들 대신 K씨가 나섰다. 살면서 하루쯤 일탈한다고 한들, 아무리 수험생이라도 이 화사한 봄날 하루쯤 공부를 쉰다고 한들 인생이 망가지는 건 아니라고. 덕분에 공부에 찌들었던 아들은 K씨와 함께 바다를 마주하며 하루를 즐겼다. 낚시가 취미인 아버지가 가르쳐 주는 대로 미끼도 걸고 작지만 고기도 낚았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밥도 못 먹고 일하는 것은 어리석은 거야. 나은 삶을 살자고 공부하는 건데 공부하는 삶이 지옥이면 그것도 잘못된 것이고. 그러니 가끔 이렇게 쉬자. 쉬어야 능률도 오르지. 피곤한데 억지로 공부한다고 머릿속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잖아-” 그제야 아들이 K씨에게 속 깊은 말을 털어놓았다. 고3인 자신이 쉬고 싶으면 대학을 포기한 것처럼 보일까봐 죄송했다고. 기대하고 계신 부모님께 실망을 줄까봐 더 그럴 수 없었다고. 그런 아들의 어깨를 K씨가 말없이 토닥였다. “조금 늦는다고 실패하는 것은 아니야. 나도 다 겪은 일인데 까맣게 잊고 있었구나.”

부모들은 종종 ‘공부가 가장 쉬웠다’는 말을 하며 자녀들에게 학업에만 치중할 것을 종용한다. 아이들이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에 안도하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받아들인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도 단지 공부에 지쳐서 그럴 것이라고 지나친다. 부모들의 이런 반응은 아이들에게 당연히 무언의 채찍질이 될 수밖에 없다. 자신을 드러내고 부모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이며 다가가고 싶어도, 그것이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일까 두려워하며 죄책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쉬지 않고 일할 때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 어른들이 훨씬 더 잘 알고 있다.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기를 지나쳐온 어른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지만, 돌이켜본다면 그 나이에 맞는 또 다른 성장 과정을 겪어야만 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자신들이 힘겹게 지나온 그 시간들을 고집스럽게 아이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대화를 해본다면 어떨까. 아이가 공부에만 집중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 평소 굴레처럼 느껴졌을 학업에 대한 부담과 부모의 기대를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기회, 그 나이에 겪을 수 있는 고민과 불안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자. 부모의 격려를 받으며 함께 현재를 즐기는 아이들의 에너지는 놀라우리만치 수직상승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부모도 함께 좋아하려 노력하고, 부모가 좋아하는 것은 아이에게도 공유하며 언제나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자. ‘함께 하고 있다.’는 기쁨이 백 마디의 격려보다 훨씬 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권위로 이끄는 것이 아닌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며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해 주는 것이 자녀를 코칭하는 부모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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